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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사사동 비늘치고개에서 사체가 발견돼 경찰 수백명이 삽과 꼬쟁이 등을 들고 수색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화성 부녀자연쇄실종사건 현장에 갔다가 3번의 포스팅으로 사건파일을 정리해본 적이 있습니다.지난 9일은 경기 군포경찰서에 연쇄실종사건 수사본부가 설치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화성연쇄살인사건처럼 이 사건도 영구미제로 빠져드는 걸까요.저도 그날 아침 일어나 휴대전화에 찍힌 날짜를 보고 좀 씁쓸한 기분이 들어군요.경찰은 오죽할까요.사건 그후,1년을 상편과 하편으로 나눠 되짚어봤습니다.

  수사본부가 꾸려진 뒤 가장 큰 전환점된 날은 지난해 5월8일이었습니다.경기 안산시 사사동 64-2번지 비늘치고개에서 두 번째 실종여성인 노래방 도우미 박미옥(36)씨의 싸늘한 사체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박씨의 사체는 313번 지방도로에서 한 80m 정도 들어간 골짜기 비탈지고 으슥한 곳에 땅을 파지 않은 채 흙이랑 나뭇잎으로 덮인 채 발견됐습니다.숨진 지 2∼3월 정도 지나 사체는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없을만큼 부패된 상태였습니다.수원 중부서에 걸린 사체 현장 사진을 보니 사체는 몸을 옹송그린 상태로 유기돼있었습니다.스타킹으로 목이 졸린 액살이었습니다.참혹하고 안타깝더군요.현장에선 귀고리가 한짝 발견됐지만 더이상의 유류품은 없었습니다.

  인근 탐문이 시작됐습니다.이 곳은 공교롭게도 화성,수원,안산의 경계지역입니다.유기하려면 주변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일 확률이 큽니다.또 인근에 낚시터가 있어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일 확률도 있습니다.“인근 산지에 묏자리를 판 사람의 호적까지 다 파봤습니다.낚시터 일하는 사람도 다 훑었고요.인근의 교통정보수집장치에 기록이 남아있는 택시기사들도 일일이 탐문했죠.하지만 나오는 것이 없는데 지금도 범인 놈은 두다리 쭉 뻗고 자고 있을 걸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수원 중부서 허태규 강력팀장의 말입니다.

  탐문이 실패로 돌아가자 경찰은 박씨가 실종된 2006년 12월24일과 25일 비늘치고개로 들어가는 폐쇄회로(CC)TV에 잡힌 자동차 4대에 대한 조사에 나섭니다.그레이스와 NF소나타,쏘렌토와 포터입니다.하지만 문제는 CCTV가 구형이라 차번호가 추적이 안된다는 점입니다.결국 경찰은 장비의 미비로 인해 군포시 등 인접 6개 시 5만 5726대 같은 자동차 소유자를 모두 훑어야하는 수사력 낭비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그 탐문은 아직 진행형입니다.하지만 아직 나온 건 하나도 없습니다.CCTV 설치에 대해 인권 침해 논란이 있어 저도 그 논란에서 어떤 것이 우선되어야할 지 판단이 잘 서지 않습니다만,이왕 설치된 CCTV라면 제대로된 걸 설치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용의자는 어떨까요.경찰은 용의자를 '170㎝ 전후의 보통 체격,30대 중·후반의 남자.혼자 노래방에 찾아와 노래와 술없이 도우미와 대화하고 2차를 나가자는 요구를 하는 남자.변태적 특성이 있는 남자'로 특정합니다.박씨가 노래방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남자의 인상착의였기 때문입니다.이 남자는 당시 술도 마시지 않은 채 박씨와 2시간동안 얘기만 나눴습니다.또 함께 나간 뒤 박씨가 자동차가 없으면 안되는 속도로 이동하면서 아는 언니와 두 차례에 걸쳐 15분동안 통화를 하며 “놀러와라.너 아는 오빠 왔다.”는 요청에 “언니,나 지금 바뻐.”라고 말한 것으로 비춰봤을 때 자동차를 몰고 온 손님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게다가 첫 번째 실종자 배성일(46)씨 역시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친언니와 만난 뒤 군포시 금정동 신바람노래방에 있다가 “OO오빠에게 2시간 놀라달라고 해야겠다.”고 나갔습니다.경찰은 배씨가 아는 오빠를 만나러가다가 중간에 만난 용의자와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결국 이 두 인물이 동일범일 가능성이 아주 짙습니다.

  잠시 배씨의 사연을 얘기하면,안타까움이 앞섭니다.배씨는 곧 이천에 있는 한 군무원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습니다.대구에 있는 시댁에 인사도 마쳤습니다.이 때문에 곧 노래방 도우미 생활도 곧 청산하려했습니다.하지만 결혼에 필요한 돈 문제 때문에 고민이 깊어갔고 실종 당일도 친언니와 그 얘기를 나누며 기분이 울적해져 노래방에서 기분이나 풀겠다고 간 게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배씨가 살아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하편에선 결정적인 제보 얘기가 실립니다.

Posted by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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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글 읽고 갑니다! 2008/01/14 0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 경찰/형사/전경 화이팅 입니다!

    • 노마드 2008/01/14 08: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3년 반 동안의 경찰기자 생활동안 비리 경찰도 많이 보고 안 좋은 모습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저런 나쁜 모습도,밤샘근무에 눈이 벌겋게 충혈된 현장 강력반,형사계 경찰들의 노고를 지우진 못하죠^^

  2. 지덕 2008/01/17 1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크라임 스토리'를 읽었습니다. 현장에서 땀 흘려 뛰는 노마드 님의 모습이 눈 앞에 보이는 듯하여 괜히 흐뭇해지는군요^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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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쯤 사회부 기자 일을 하고 있다.87년 민주화운동을 '빨갱이 폭동'이라 말하는 곳에서 자랐고,20대는 그런 10대에 대한 반동으로 살았다.지금은 10대의 '나'와 20대의 '나'를 해체하고 나와 타자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작업을 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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